대학 신문 시절
- 신호철
기자실 의자 밑에는 버려진 일간지들이 가득하였다
휴게실의 소파는 깊고 아늑했지만
그곳에는 머그컵조차 재떨이로 사용되었다
그 지저분한 방에 이르면 기자들은 각오한 듯
코를 막고 잠을잤다, 자료실 안에서
나는 새로나온책을 읽었다, 그 때마다 초판을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렸다
오케이판이 떨어지면 기자들은 녹두와 기숙사로 흩어졌고
쌀롱을 쓰던 후배는 자신이 커플이라고 털어놓았다
존경할 뻔한 자문위원이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많았다
몇 번의 세미나여행이 지나자 나는 편집장이 되었다
그리고 퇴임이었다, 신문사를 떠나기가 두려웠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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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형도의 아름다운 시 <대학 시절>을 빌려.
2001년에 대학신문 퇴임하면서 쓴 글.
'새로나온책'은 신간 소개 코너 이름. 기사를 빌미로 공짜로 책을 챙길 수 있다,
'쌀롱'은 1학년 기자가 쓰는 유머코너.
자문위원은 주간교수와 비슷한 역할을 하시던 교수단.
'세미나여행'은 방학 때 가던 기획회의 여행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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학보 편집장을 지낸 경험이 있어,
아, 하며 읽었습니다.